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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는 길고양이로 서울 근교로 근무지를 이동하게 되어 만난 아이입니다. 


처음 밥을 줄땐 몰래 와서 먹던 아이가 출근 할 때면 제 차를 알아보고 쏜살같이 달려와서 밥 달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간식을 유난히 좋아해서 간식을 줄때면 머리를 쓰다듬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먹었습니다.

나를 불렀냥!


그렇게 2년여가 지날 무렵 보리의 배가 눈에 띄게 불러왔고, 그 시기에 근무지가 서울로 바뀌게 되어 임신한 보리를 두고 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지만 집에 고양이가 두 마리나 있어 더 이상 데리고 오는 것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사료를 보낼테니 아이들에게 밥을 줄 것을 부탁하였지만 아무도 응하지 않아 마음이 조급해 질 무렵 그곳에 오래 근무했던 직원에게 전해들은 말에 의하면 전에 길고양이의 밥을 주던 직원이 다른 곳으로 가게 되니 남아있는 길고양이와 새끼들을 전부 포획해서 아주 먼곳에 옮겨 놓았다고 합니다.

보리 잔다~~~

길고양이 밥을 주는 것이 귀찮으니 그렇게 하면 해결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보리와 비슷한 아이들이 어미와 여럿이 같이 다니는걸 보았는데 사라진 것이 생각났습니다. 

보리가 그중 한 아이로 아마도 혼자 낙오되어 배고파서 사무실 주변에서 울었나 봅니다.

 


고양이는 영역동물이라 지역을 옮겨 놓으면 그 지역의 길고양이들에게 공격을 당했을 것이고, 아이들이 살아남기 어려 웠을텐데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금방이라도 새끼를 낳을 것 같이 배부른 보리를 그냥 두고 올 수 없어 가족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데려와서 아이들과 보리를 따로 격리하고 산실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보리는 지쳤는데 새끼들은 난리네...

 

그리고 몇일이 지난후 새벽에 레오가 깨워서 가보니 보리가 새끼를 낳고 있었습니다. 

총 여섯 마리를 낳았지만 처음 낳은 아이는 늦게 발견하여 손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보리가 매일 같이 다니던 검은 고양이가 아이들의 아빠 고양이인줄 알았는데 삼색 이였나 봅니다. 

 

치즈 두 마리, 삼색이 두 마리, 한 마리는 눈 주위만 까맣고 강아지 같은 느낌이라 멍뭉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보리 아기들


이쁜이, 멍뭉이, 얼룩이, 새침이, 꼬맹이라고 임시로 이름을 지어주었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던 아이들은 하나둘씩 입양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새끼 한 마리는 아무도 입양하려고 하지 않아 코코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보리와 코코는 아직도 사람의 손을 타지 않습니다. 가끔 애교를 부리며 이뻐해 달라고 할 때도 있지만 절대 안기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보리는 폭식을 해서 먹은 것을 자주 토 합니다. 자율급식으로 늘 먹을 것이 있지만 제대로 먹지 못해 음식이 있으면 우선 먹어야 하는 길고양이의 습성이 아직도 남아있나 봅니다.

구경 온 동네 아저씨들...

그리고 코코도 보리의 가르침 때문인지 손을 타지 않고 놀아 줄때를 제외하고는 늘 숨어 있거나 거리를 두고 자리를 잡습니다.

모녀간 한컷!


집에서 사는 고양이들이 보통 13~15년 정도를 산다고 하는데 길고양이들은 고작 3~4년을 산다고 합니다.

의사는 보리가 중성화수술을 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하여 보리는 아직도 중성화수술을 시키지 못했고 흥분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서 개구호흡을 합니다. 보리는 오래 살기 힘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집에 아무도 없을때 늘어지게 잠드는 보리가 가끔은 가엾게 느껴집니다. 

길고양이 생활을 하며 자유롭게 살게 놔두는 것이 보리를 위한 것은 아니였는지,..하는.

벌러덩 보리...혼자 만끽중~

 

그래도 비바람을 막아주는 집이 있고, 아프면 병원 가서 치료도 받고 맛난거 마음껏 먹고 행복해하는 보리가 오래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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